3D 콘크리트 프린팅 — 항복응력 0.3~0.9 kPa와 가사시간 37분이 정하는 것
Buswell 등(2018)의 3DCP 로드맵 논문을 읽어 펌프성·압출성·적층성의 상충, 0.3~0.9 kPa의 항복응력 창, 단일 필라멘트 적층 시험이 준 가사시간 37분, 사이클 타임이 정하는 층간 접착, 최소 형상 치수와 공차, 그리고 철근 지름이 압출 단면까지 결정하는 사슬을 정리한다.
3D 콘크리트 프린팅(3DCP)은 시멘트계 모르타르를 노즐로 압출해 층층이 쌓아 부재를 만드는 공정이다. 거푸집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고, 그 대가로 굳지 않은 재료가 스스로 형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 논문은 그 조건을 재료·공정·형상의 세 축으로 정리하고, 어느 응용에 어떤 문제가 남아 있는지를 행렬로 만든 로드맵이다.
세 가지가 동시에 성립해야 한다 — 펌프로 보낼 수 있을 것(pumpability), 노즐로 끊기지 않고 나올 것(extrudability), 쌓았을 때 무너지지 않을 것(buildability). 이 셋은 같은 재료의 서로 다른 요구이고, 하나를 좋게 하면 다른 하나가 나빠진다.
이 글은 R.A. Buswell, W.R. Leal de Silva, S.Z. Jones, J. Dirrenberger, "3D printing using concrete extrusion: A roadmap for research", Cement and Concrete Research 112: 37–49 (2018)의 본문과 그림을 인용한다(러프버러 대학 리포지터리에 CC BY로 공개되어 있다).
1. 공정의 숫자
논문이 정리하는 3DCP의 물리적 범위는 다음과 같다.
항목값
골재 최대 치수대체로 2 ~ 3 mm (더 큰 골재를 쓴 사례도 있음)
압출 단면원형 · 타원형 · 직사각형
선형 압출 속도50 ~ 500 mm/s
실제 인쇄 속도 — 40 × 10 mm 직사각형 노즐30 ~ 35 mm/s
실제 인쇄 속도 — 지름 9 mm 원형 노즐 (갠트리)50 ~ 66 mm/s
로봇 팔 사용 시300 mm/s 초과 (러프버러 대학·NIST의 후속 시험)
연구 규모약 10년의 개발 · 전 세계 30개 이상의 연구 그룹
속도의 상한을 정하는 것은 펌프가 아니라 방향 전환이다 — 압출된 재료의 관성, 갠트리의 관성, 로봇의 점간 보간 문제, 층간 사이클 타임, 그리고 방향을 바꿀 때 생기는 형상 왜곡이 겹친다. 공구경로는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직선일 수 없으므로 방향 전환은 불가피하다".
2. 항복응력에는 창(window)이 있다
펌프성과 압출성은 서로 반대 방향의 요구다. 묽으면 잘 흐르지만 쌓이지 않고, 되면 형상은 유지되지만 막힌다. 논문이 인용하는 실측값이 그 창을 보여 준다.
Le 등은 펌핑 중 막힘을 방지하면서 필라멘트 파단 없이 압출되는 항복응력 구간을 0.3 kPa에서 0.9 kPa 범위로 찾았다. — Buswell et al., §3.1
Le 등은 펌핑 중 막힘을 방지하면서 필라멘트 파단 없이 압출되는 항복응력 구간을 0.3 kPa에서 0.9 kPa 범위로 찾았다. — Buswell et al., §3.1
세 배의 폭이 전부다. 그리고 이 창은 시간과 함께 움직인다 — 수화가 진행되면 항복응력이 올라가므로, 배합은 정해진 시간 안에 이 창을 통과해야 한다.
그 시간을 재는 실험이 단일 필라멘트 적층 시험이다. 석회석 분말을 넣은 시멘트 페이스트에 대해 논문이 보고한 경과는 다음과 같다(t = 0은 시멘트와 물이 처음 접촉한 시각).
경과 시간상태
6분항복응력이 너무 낮아 위에 쌓인 재료의 무게를 지지하지 못한다
60분여러 층을 지지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
80분까지바람직한 거동이 유지된다
99분소성 점도가 올라가 펌핑이 어려워진다
결과이 배합의 가사시간(open time)은 37분
가사시간이 곧 설계 조건이다. 인쇄에 걸리는 시간이 37분을 넘으면 같은 배합으로는 그 부재를 만들 수 없다. 유변학 측정 쪽에서는 대진폭 진동 전단(LAOS)이 유망한 방법으로 제시되는데, 복소 점탄성 계수의 실수부와 허수부가 같아지는 응력을 유동 응력으로 잡는 방식이다.
3. 층 사이의 접착 — 사이클 타임이 강도를 정한다
3DCP는 "재료를 순차적으로 쌓아 균질한 부재를 만들기 때문에, 통상적인 타설보다 층 사이에 콜드 조인트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문제의 원인은 배합이 아니라 사이클 타임이다 — 한 층을 돌아 다시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면 접착이 나빠진다.
주사전자현미경 관찰은 층간 접착을 네 가지 상태로 분류한다 — 약한 결합, 수축이나 탄산화로 인한 약한 결합, 일시적으로 약한 결합, 강한 결합이다. 그리고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 "콜드 조인트는 일시적일 수 있다. 수화가 진행되면서 층간 접착 강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설계 프로세스에 주는 함의를 논문이 직접 적는다 — 제조 공정이 사이클 타임에, 그리고 결과적으로 부재 강도에 미치는 영향의 규명이 "구조부재 설계 과정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될 것"이며, 요구 성능을 확보하려면 설계 중에 제조 공정을 함께 시뮬레이션하는 반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적층성 자체를 재는 방법도 경험적이다 — 층당 인접 필라멘트 개수를 바꿔 가며 수직으로 쌓아 안정성을 시험하고, 인접 필라멘트 수와 쌓을 수 있는 층수의 관계를 얻는다.
4. 형상 정합성 — 최소 형상 치수가 모든 것을 제한한다
3DCP는 3D 모델의 복제물을 만드는 공정이므로, 그 모델과의 정합성이 근본 요구다. 그리고 그 정합성의 상한은 압출 단면의 크기와 층 두께가 정한다.
논문은 이를 최소 형상 치수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인쇄 해상도는 굳지 않은 재료의 성질, 공구경로, 공정 변수에 의해 제약되고, 그 해상도가 만들 수 있는 형상의 크기를 제한한다. 여기서 피할 수 없는 상충이 나온다 — 기능적 형상을 위해 정밀도를 올리면 "더 작은 형상을 재현하게 되어 인쇄 해상도가 올라가고, 그 결과 체적 증착률과 인쇄 속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현실적인 한계가 명시된다 — 이렇게 얻어지는 공차는 "건설 응용에서 부재 접합부와 표면 마감에 요구되는 공차보다 큰 경우가 많다". 대응책은 두 가지다.
공정 개선 — 인쇄 중 벽면을 자동 흙손질하거나, 4축·5축 운동으로 노즐을 작업면에 접선 방향으로 유지해 이중곡면의 공차를 개선한다.
후공정 — 높은 공차가 필요한 부재는 3DCP로 근사 형상(near-net-shape)만 만들고, 이후 덧방(렌더링)이나 절삭·밀링·연삭으로 정밀도를 맞춘다.
기능을 형상으로 넣은 사례도 보고된다 — 열전도 경로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벽체 시험체가 인증된 가드 핫박스 시험에서 열전도율 0.1 W/mK를 달성했고, 이는 경량기포콘크리트에 최소한 뒤지지 않는 값이다.
5. 철근이라는 미해결 항목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료도 형상도 아니다. 논문의 표현으로 "3DCP 공정의 일부로 보강근을 추가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유가 구체적이다 — 철근을 넣으면 철근 지름이 층 두께를 좌우하고, 층 두께가 압출 단면을 좌우하며, 그것이 다시 달성 가능한 공차와 형상 정합성을 좌우한다. 보강을 넣는 순간 형상의 해상도가 함께 결정된다.
논문이 정리하는 대안은 네 갈래다 — 텍스타일 보강, 인쇄 후 철근을 넣고 긴장할 수 있는 공동을 만드는 방식, 기존 방식으로 배근한 뒤 그 주위를 인쇄하고 채우는 방식, 그리고 압출 비드 안에 섬유를 넣어 공구경로 방향으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방식에는 흥미로운 성질이 있다 — 압출 방향으로 정렬되는 섬유는 공구경로를 따라 보강 방향을 설계할 수 있게 한다.
6. 정리
3DCP는 펌프성·압출성·적층성을 동시에 요구하며, 이 셋은 같은 배합에 대한 상충하는 요구다.
막힘 없이 펌핑되고 파단 없이 압출되는 항복응력 창은 0.3 ~ 0.9 kPa로 보고됐다.
단일 필라멘트 적층 시험에서 6분에는 지지 불가, 60분에 다층 지지, 80분까지 유지, 99분에 펌핑 곤란 — 가사시간 37분이었다.
골재는 대체로 2 ~ 3 mm, 선형 압출 속도는 50 ~ 500 mm/s이며, 실제 인쇄 속도는 노즐과 장비에 따라 30 mm/s에서 300 mm/s 이상까지 벌어진다.
속도의 상한은 방향 전환에서 온다 — 관성, 보간, 사이클 타임, 형상 왜곡이 함께 걸린다.
층간 접착은 사이클 타임이 정한다. SEM 관찰은 접착을 네 상태로 나누고, 콜드 조인트는 수화 진행에 따라 일시적일 수 있다.
적층성은 인접 필라멘트 수와 쌓을 수 있는 층수의 관계로 경험적으로 측정한다.
최소 형상 치수가 정합성을 제한하고, 정밀도를 올리면 증착률과 인쇄 속도가 떨어진다. 높은 공차가 필요하면 근사 형상 + 후공정이다.
철근을 넣으면 철근 지름이 층 두께와 압출 단면, 결국 공차까지 결정한다 — 보강 방식의 선택이 형상 해상도의 선택이다.
이 논문이 로드맵이라 불리는 이유는 해답이 아니라 의존 관계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배합의 항복응력이 인쇄 속도를 정하고, 인쇄 속도가 사이클 타임을 정하고, 사이클 타임이 층간 강도를 정하며, 층 두께가 형상 공차와 보강 방식을 정한다. 구조 실무의 언어로 옮기면 — 3DCP에서는 재료 사양과 시공 계획과 부재 성능이 분리된 문서가 될 수 없다. 논문이 "설계 중에 제조 공정을 함께 시뮬레이션해야 한다"고 적은 것이 그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