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교량 내진설계: 설계수명이 설계지진을 바꾸고, 지점 간 거리가 해석을 바꾼다
케이블교량 내진설계가 시간과 공간의 축을 하나씩 더 갖는 이유 — 설계수명 100년과 200년에서 200·1,000·2,400년과 200·2,400·4,800년으로 갈리는 재현주기, 내진특등급 고정과 한계상태 조합에 의한 성능수준 간주, 암반 0.77과 토사 공학적 판단의 수직 지진동, 국가지진위험지도
케이블교량의 내진설계에서는 설계수명이 재현주기를 바꾼다. 같은 붕괴방지수준이라도 설계수명 100년 교량은 재현주기 2,400년 지진으로, 200년 교량은 4,800년 지진으로 검토한다. 오래 쓸 다리일수록 그 수명 동안 더 큰 지진을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진등급에는 선택지가 없다 — "내진등급은 내진특등급으로 한다"(4.1.2). 케이블교량은 규모와 대체 불가능성 때문에 등급 판정을 거치지 않고 최상위로 고정된다.
세 가지 상황에서 확인한다. ① 성능목표 설정 — 설계수명이 곧 설계지진의 크기다. ② 해석 방법 선택 — 다중모드스펙트럼해석과 응답이력해석이 기본이다. ③ 받침지지길이와 여유간격 — 낙교와 충돌을 막는 치수가 여기서 나온다.
이 글은 KDS 24 17 12 교량내진 설계기준(케이블교량)의 조문을 인용한다. 스펙트럼가속도 산정식과 거더 이동변위 산정식은 옮기지 않았다.
1. 성능목표는 설계수명으로 갈린다
내진성능수준은 셋이다 — 기능수행수준, 장기복구수준, 붕괴방지수준. 각각은 지진의 세기와 발생빈도의 짝으로 정의된다(4.1.4.1).
지반운동의 세기는 작지만 발생빈도가 높은 지진 → 기능수행수준
세기는 중간이지만 발생빈도가 낮은 지진 → 장기복구수준
세기는 크지만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지진 → 붕괴방지수준
여기에 설계수명이 곱해져 재현주기가 나온다(표 4.1-1).
내진성능수준설계수명 100년설계수명 200년
기능수행재현주기 200년재현주기 200년
장기복구1,000년2,400년
붕괴방지2,400년4,800년
기능수행수준만 설계수명과 무관하게 200년으로 같다. 자주 오는 지진에 대해 다리가 계속 기능해야 한다는 요구는 수명과 관계없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복구와 붕괴방지는 수명이 두 배가 되면 재현주기도 두 배가 넘게 올라간다.
같은 구조의 요구가 건축물에서는 성능기반 설계기준의 성능목표 매트릭스로 나타나지만, 여기서는 설계수명이라는 축이 하나 더 있다.
허용손상수준도 조문으로 규정된다 — "교량의 구성요소는 … 허용손상수준 내에 거동하도록 설계하여야 한다"(4.1.6). 다만 단서가 있다 — 구성요소의 단면이 사용한계상태 하중조합 Ⅵ과 극단상황한계상태 하중조합 Ⅰ에 대해 안전하도록 결정되었다면, 각각 기능수행수준지진과 장기복구수준지진을 만족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통상적인 한계상태 검토가 두 성능수준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2. 수직 지진동을 따로 정의한다
설계지반운동의 정의부터 구체적이다 — "설계지반운동은 흔들림의 세기, 진동수 성분 및 지속시간의 세 가지 측면에서 그 특성을 정의하여야 한다"(4.1.1.1 (3)). 그리고 방향 성분이 세 개로 나뉜다.
설계지반운동은 통계학적으로 독립적인 수평 2축방향 성분과 수직방향 성분으로 정의하며 수평 2축 방향성분은 그 세기와 특성은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수직방향 성분의 특성은 수평 방향 성분과 동일하지만 세기는 암반지반에서는 수평방향 성분의 0.77, 토사지반에서는 공학적 판단하에 결정할 수 있다. — KDS 24 17 12, 4.1.1.1 (4)
설계지반운동은 통계학적으로 독립적인 수평 2축방향 성분과 수직방향 성분으로 정의하며 수평 2축 방향성분은 그 세기와 특성은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수직방향 성분의 특성은 수평 방향 성분과 동일하지만 세기는 암반지반에서는 수평방향 성분의 0.77, 토사지반에서는 공학적 판단하에 결정할 수 있다. — KDS 24 17 12, 4.1.1.1 (4)
0.77이라는 값이 암반지반에만 주어지고 토사지반은 공학적 판단으로 남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토사층은 수직 성분을 증폭하거나 감쇠시키는 정도가 지층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져 일률적인 비율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간적 변화도 조문에 있다 — "모든 점에서 똑같이 가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교량 건설부지에 대해서는 지반운동의 공간적 변화모델을 사용하여야 한다"(4.1.1.1 (5)). 그리고 해석 조문이 이유를 설명한다 — "모든 고정된 주탑, 교각 또는 교대지점들이 공간적으로 넓게 분포되는 경우에는 입력되는 지진파에 시간차와 위상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차이는 해당지반의 전단파 속도와 지점간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4.3.1 (2)).
스팬이 수백 미터에 이르면 한쪽 주탑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반대쪽은 아직 정지해 있다. 모든 지점을 같은 파형으로 동시에 가진하는 통상적 해석은 이때 성립하지 않는다.
유효수평지반가속도의 산정에도 하한이 붙는다 — 국가지진위험지도를 이용해 결정하는 경우 "행정구역에 의해 결정한 값의 80%보다 작지 않아야 한다"(4.1.1.2 (5)). 더 정밀한 자료를 써도 행정구역 기준값의 80%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다.
3. 세 방향을 30%씩 섞는다
기본 해석방법은 다중모드스펙트럼 해석법 또는 응답(시간)이력해석법이다(4.2.2). 다중모드스펙트럼 해석을 쓰면 두 개의 수평축과 한 개의 수직축에 대해 독립적으로 해석한 뒤 조합한다.
하중경우조합
1종방향 입력에 대한 종방향 응답(절댓값) + 횡방향·수직방향 입력에 대한 종방향 응답의 30%
2횡방향 입력에 대한 횡방향 응답(절댓값) + 종방향·수직방향 입력에 대한 횡방향 응답의 30%
3수직방향 입력에 대한 수직방향 응답(절댓값) + 횡방향·종방향 입력에 대한 수직방향 응답의 30%
4.2.4의 규정이다. 지진은 세 방향이 동시에 오지만 세 방향의 최댓값이 같은 순간에 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한 방향을 100%로 두고 나머지를 30%씩 더한다.
축의 선택에도 조건이 붙는다 — "두 개의 수평축은 교량의 종방향축, 횡방향축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설계자의 판단 하에 가장 불리한 축을 고려하여야 한다"(4.2.3 (1)). 곡선 교량이나 사교에서는 기하학적 축이 가장 불리한 방향이 아니다.
설계지진력은 이렇게 조합한 탄성지진력을 그대로 쓴다(4.2.5 (1)). 그리고 구성요소 설계는 극단상황한계상태 하중조합 Ⅰ, 사용성 검토는 사용한계상태 하중조합 Ⅵ로 조합하며, "설계지진력의 부호는 양 또는 음 중 불리한 경우를 취한다"(4.2.5 (4)).
4. 낙교와 충돌을 치수로 막는다
4.2.6은 두 개의 성능수준에 각각 하나씩 치수 요구를 건다.
붕괴방지수준의 설계지진 발생 시 상부구조의 낙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거더의 단부에서는 … 이상의 받침지지길이를 확보하거나 이동변위제한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장기복구수준의 설계지진 발생 시 상부구조와 교대, 혹은 인접하는 상부구조간의 충돌에 의한 주요 구성요소의 손상을 방지하고 … 모든 거더의 단부에는 … 이상의 여유간격을 두거나, 충돌보호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 KDS 24 17 12, 4.2.6 (1)(2)
붕괴방지수준의 설계지진 발생 시 상부구조의 낙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거더의 단부에서는 … 이상의 받침지지길이를 확보하거나 이동변위제한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장기복구수준의 설계지진 발생 시 상부구조와 교대, 혹은 인접하는 상부구조간의 충돌에 의한 주요 구성요소의 손상을 방지하고 … 모든 거더의 단부에는 … 이상의 여유간격을 두거나, 충돌보호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 KDS 24 17 12, 4.2.6 (1)(2)
두 요구가 반대 방향이라는 점이 이 조문의 핵심이다. 낙교를 막으려면 받침 위에 얹혀 있는 길이가 길어야 하고, 충돌을 막으려면 이웃과의 간격이 넓어야 한다. 둘 다 확보하려면 받침과 신축이음이 함께 커진다. 교량받침과 신축이음의 치수가 내진설계에서 결정되는 지점이다.
그리고 성능수준이 다르다 — 낙교는 붕괴방지수준(가장 큰 지진)에서, 충돌은 장기복구수준(중간 지진)에서 본다. 아주 큰 지진에서는 부딪히는 것을 허용하되 떨어지지만 않으면 되고, 중간 지진에서는 부딪히지도 않아야 한다.
거더의 이동변위 산정식에는 지진 외의 항이 함께 들어간다 — 거더의 응답변위, 하부구조의 변위, 콘크리트의 건조수축에 의한 이동량, 크리프에 의한 이동량, 온도변화로 인한 이동량(4.2.6 (3)). 지진 때의 간격은 그때까지 누적된 이동량 위에서 남아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측이 있다 — "교량의 유지관리, 내진설계기술 개발 및 개선에 필요한 자료 확보를 위하여 관할기관은 지진계와 가속도계를 설치하고 운영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1.6.4.1 (2)). 설계기준이 다음 기준을 위한 자료 수집을 조문에 넣어 둔 셈이다.
5. 정리
케이블교량의 내진등급은 내진특등급으로 고정된다.
성능수준은 기능수행·장기복구·붕괴방지이며, 재현주기는 설계수명 100년에서 200·1,000·2,400년, 200년에서 200·2,400·4,800년이다.
기능수행수준만 설계수명과 무관하게 200년이다.
사용한계상태 조합 Ⅵ과 극단상황한계상태 조합 Ⅰ을 만족하면 기능수행·장기복구 수준을 만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수직 지진동은 암반지반에서 수평의 0.77, 토사지반은 공학적 판단으로 정한다. 지점이 넓게 분포하면 공간적 변화모델을 쓴다.
국가지진위험지도로 정한 유효수평지반가속도는 행정구역 값의 80%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세 방향을 100% + 30% + 30%로 조합하며, 축은 기하학적 축이 아니라 가장 불리한 축을 쓸 수 있다.
낙교는 붕괴방지수준에서 받침지지길이로, 충돌은 장기복구수준에서 여유간격으로 막는다. 이동변위에는 건조수축·크리프·온도 항이 함께 들어간다.
이 기준이 일반 교량 내진기준과 갈리는 지점은 시간과 공간의 축이 하나씩 더 붙는다는 데 있다. 시간축은 설계수명이고 — 100년이냐 200년이냐가 설계지진을 두 배로 바꾼다 — 공간축은 지점 간 거리다. 한쪽 앵커리지에서 반대쪽 주탑까지 수백 미터가 떨어져 있으면 같은 지진이 같은 순간에 도착하지 않으므로, 모든 지점을 동시에 흔드는 해석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