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기반 설계기준은 무엇을 다르게 요구하는가: 성능목표·성능수준·수용기준·검증체계와 KDS 조문 근거

성능기반 설계기준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 — 성능목표·성능수준·수용기준·검증체계의 4요소, KDS 17 10 00 표 4.1-1과 KDS 41 17 00 15장의 조문 근거, 기존시설물 내진성능평가의 손상상태 정의, 소방 성능위주설계, 그리고 SEAOC Vision 2000에서 FEMA P-58까지의 계보

성능기반 설계기준은 무엇을 다르게 요구하는가: 성능목표·성능수준·수용기준·검증체계와 KDS 조문 근거

성능기반 설계기준은 “이 구조물이 어느 정도 지진에서 어떤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를 설계 전에 정해 놓고, 그 상태를 실제로 달성했는지 해석으로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설계기준이다. 목표는 지진의 크기 × 남아야 할 상태로 선언한다 — 예를 들어 “재현주기 2,400년 지진에서 인명보호, 1,000년 지진에서 기능수행”. 그리고 층간변위비나 소성회전각 같은 정량 한계로 그 달성 여부를 판정한다.

실무에서 이 기준이 쓰이는 자리는 세 곳이다. ① 기준이 표로 정해 둔 구조시스템 계수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구조물 — 초고층, 면진·제진 구조, 비정형 건물. ② 법정 최소 성능보다 높은 성능을 발주자가 요구하는 경우 — 지진 뒤에도 기능이 유지되어야 하는 병원·데이터센터. ③ 기존 건축물의 내진성능 평가와 보강 — 신축용 사양기준을 그대로 들이대면 보강량이 과대해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 기준이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조문 단위로 따라간다. KDS 17 10 00(내진설계 일반)이 정의하는 내진성능수준·설계지반운동 수준·내진성능목표, KDS 41 17 00(건축물 내진설계기준) 15장의 성능목표표와 허용변위·최소강도·검증 요건, 기존 시설물(건축물) 내진성능 평가요령의 손상상태 정의, 그리고 소방 성능위주설계의 법적 근거를 조문 번호와 표 번호로 짚는다. 마지막으로 SEAOC Vision 2000에서 FEMA P-58까지 국외 기준이 성능을 표현해 온 방식을 정리한다.

1. 정의: 기준이 스스로 내린 정의

정의는 기준이 직접 내리고 있다. KDS 17 10 00과 KDS 41 17 00은 동일한 문장을 쓴다.

성능기반 내진설계(performance-based seismic design): 엄격한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설계하는 사양기반설계에서 벗어나서 목표로 하는 내진성능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설계기법의 적용을 허용하는 설계 — KDS 17 10 00 : 2024 용어의 정의

성능기반 내진설계(performance-based seismic design): 엄격한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설계하는 사양기반설계에서 벗어나서 목표로 하는 내진성능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설계기법의 적용을 허용하는 설계 — KDS 17 10 00 : 2024 용어의 정의

같은 조문에서 함께 정의되는 세 용어가 이 체계의 뼈대다.

내진성능수준: 설계지진에 대해 시설물에 요구되는 성능수준. 기능수행수준, 즉시복구수준, 장기복구/인명보호수준, 붕괴방지수준으로 구분.

내진성능목표: 설계지반운동에 대해 내진성능수준을 만족하도록 요구하는 내진설계의 목표.

설계거동한계: 요구되는 내진성능수준에 부합되도록 구조시스템 또는 구성요소에 설정된 거동(단면력, 응력, 변위, 변형률, 침하량 등)의 한계값.

즉 성능목표 = 설계지진 수준 × 성능수준이고, 그 성능수준이 실제로 확보되었는지를 판정하는 정량 기준이 설계거동한계다. 세 용어는 서로 다른 층위에 있으며, 하나로 뭉뚱그리면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가 사라진다.

2. 사양기반과 무엇이 다른가

차이는 “해석을 정밀하게 한다”가 아니다. 성능이 설계의 입력인가 출력인가가 다르다. FEMA P-58-6은 이 대비를 명시한다: 사양기반에서는 설계자가 배치·구조시스템·상세·최소 횡강성과 강도에 관한 일련의 코드 요구를 만족시키면 코드가 기대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추정되며, 설계의 실제 성능능력은 설계 과정에서 평가되지도 전달되지도 않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성능기반 설계는 원하는 성능을 명시적으로 정의하는 데서 출발하고, 그 성능이 달성 가능함을 명시적으로 입증한다(FEMA P-58-6, §1.1).

구분사양기반(prescriptive)성능기반(performance-based)

설계 출발점기준이 정한 시스템·상세·계수발주자와 합의한 성능목표

성능의 위치암묵적 — 규정 준수로 대체명시적 — 정량 지표로 선언·검증

판정 방식소요/강도비 등 부재 단위 적합성능수준별 설계거동한계 충족 여부

해석등가정적·응답스펙트럼(선형) 중심비선형정적·비선형동적 포함

불확실성계수 안에 은닉지진위험도·응답·손상 단계별로 노출

검토인허가 도서 심사제3자 독립검토가 조문상 요건

적용 동기일반 구조물계수 적용이 곤란한 구조, 상향 성능 요구, 기존 구조물 평가·보강

“성능기반설계 = 비선형해석을 하는 설계”라는 이해는 절반만 맞다. 비선형해석은 수단이고, 기준이 요구하는 것은 성능목표의 선언과 그 달성의 입증이다. KDS 17 10 00 4.4.3은 성능기반 내진설계에 선형정적·선형동적·비선형정적·비선형동적 해석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3. 성능기반 설계기준의 구성 4요소

어떤 분야의 성능기반 기준이든 다음 네 가지가 갖추어져야 작동한다. 내진이든 화재든 이 구성은 동일하다.

성능수준(performance level) — 목표 상태를 이산적 등급으로 정의. 구조물뿐 아니라 구조요소·비구조요소 각각에 대해 정의되어야 한다.

하중(재해) 수준(hazard level) — 평균재현주기 또는 초과확률로 정의된 설계지진·설계화재. 성능수준과 짝지어야 비로소 목표가 된다.

수용기준(acceptance criteria) — 설계거동한계. 층간변위비, 소성회전각, 부재 강도, 온도·가시거리 등 정량값.

검증체계(verification) — 해석법의 적격성, 모델링 신뢰성 확인, 최소강도 하한, 제3자 검토, 심의 절차.

네 번째가 가장 자주 간과된다. 성능기반 기준은 설계기법의 자유도를 주는 대신 입증 책임과 검토 절차를 무겁게 되돌려 놓는 구조이며, 국내 조문도 정확히 그렇게 쓰여 있다.

4. 국내 근거 ①: KDS 17 10 00 — 모든 시설물의 공통 뼈대

국가건설기준은 설계기준 KDS와 표준시방서 KCS의 통합 코드체계로 운영되며(국가건설기준센터), 내진 분야는 KDS 17 10 00이 전 시설물 공통 상위기준 역할을 한다. 국내 성능기반 체계의 제도적 근거가 이 문서다.

4.1.2 내진성능수준은 네 수준을 정의한다. 조문의 정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내진성능수준조문상 상태 정의(요약)

기능수행손상이 경미하여 구조물·시설물의 기능이 유지

즉시복구손상이 크지 않아 단기간 내 복구되어 원래 기능 회복

장기복구/인명보호큰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 복구로 기능 회복 가능, 또는 인명손실 없음

붕괴방지매우 큰 손상은 허용하되 붕괴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방지하고 인명피해 최소화

4.1.3 설계지반운동 수준은 평균재현주기 50·100·200·500·1,000·2,400·4,800년의 7단계를 규정한다. 각각 “5년 내 초과확률 10%”, “10년 내 10%”, “20년 내 10%”, “50년 내 10%”, “100년 내 10%”, “250년 내 10%”, “500년 내 10%”에 대응한다. 즉 재현주기는 설계수명 대비 초과확률을 고정한 채 노출기간만 바꾼 표현이다.

4.1.4 내진성능목표는 “평균재현주기를 갖는 설계지진과 요구되는 내진성능수준의 조합”으로 정의하고, 표 4.1-1로 최소 내진성능목표를 준다. 같은 조문 (3)은 내진등급에 따라 네 수준 중 두 개 이상을 선택해 적용하도록 한다.

평균재현주기기능수행즉시복구장기복구/인명보호붕괴방지

50년내진II등급–––

100년내진I등급내진II등급––

200년내진특등급내진I등급내진II등급–

500년–내진특등급내진I등급내진II등급

1,000년––내진특등급내진I등급

2,400년–––내진특등급

4,800년–––내진특등급

이 표를 읽는 방법이 핵심이다. 등급이 올라간다는 것은 같은 지진에서 더 좋은 상태를 요구하는 동시에, 더 드문 지진까지 검토 대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뜻이다. 내진II등급은 50년 지진에서 기능수행·500년 지진에서 붕괴방지를 보지만, 내진특등급은 200년에서 기능수행·2,400년(또는 4,800년)에서 붕괴방지를 본다.

성능기반 내진설계 자체는 4.4에 있다. 요지는 세 가지다. (1) 각 시설물 기준이 규정한 구조시스템·구조요소·설계법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이 규정에 따라 성능기반 내진설계를 수행할 수 있다. (2) 수행할 경우 그 절차 및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3) 성능목표는 4.1.4의 최소 내진성능목표 이상이어야 한다. 세 번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된다 — 성능기반은 기준을 완화하는 통로가 아니라, 최소 성능목표를 하한으로 두고 그 위에서 설계기법의 자유를 얻는 통로다.

5. 국내 근거 ②: KDS 41 17 00 15장 — 건축물의 성능기반설계

건축물은 KDS 41 17 00 15장 성능기반설계가 실행 조문이다(KDS 41 17 00 : 2022). 15.1부터 15.7까지가 적용범위–성능목표–허용변위–해석–최소강도–검증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절차를 이룬다.

15.1 적용범위 — 언제 쓰는가

비선형해석법으로 초과강도와 비탄성변형능력을 정밀하게 모델링하여 목표성능수준을 정확히 달성하도록 설계하는 기법으로, 표 6.2-1의 시스템 계수(R, Ω₀, Cd)를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물과 다양한 성능수준을 만족하고자 하는 구조물에 적용한다. 면진(16장)과 감쇠장치(17장) 설계는 15장 성능기반설계의 일부로 보며, 별도 규정이 없는 사항은 15장을 따른다.

15.3 성능목표 — 표 15.3-1

표 15.3-1에 제시된 최소성능목표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해야 하고, 표의 성능수준은 건축물 전체 성능수준이므로 표 2.4-1의 구조요소·비구조요소 성능수준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내진등급재현주기성능수준

특2,400년인명보호

1,000년기능수행

I2,400년붕괴방지 (주)

1,400년인명보호

100년기능수행

II2,400년붕괴방지

1,000년인명보호

50년기능수행

(주) 내진I등급 건축물의 붕괴방지 검토 시에는 허용변형기준값을 1.2로 나눈 값 혹은 인명보호와 붕괴방지의 중간수준 허용기준을 적용한다.

15.3.2 재현주기별 설계지진의 정의가 계산의 출발점이다. 2,400년은 최대고려지진, 1,000년은 기본설계지진으로 정의되며(기본설계지진은 최대고려지진의 2/3 수준), 1,400년은 기본설계지진의 1.2배, 50년과 100년은 기본설계지진에 각각 0.30과 0.43을 곱해 구한다. 재현주기별 응답스펙트럼은 기본설계지진 스펙트럼의 S에 위험도계수를 반영해 만든다.

위험도계수는 재현주기 50/100/200/500/1,000/2,400/4,800년에 대해 각각 0.4 / 0.57 / 0.73 / 1.0 / 1.4 / 2.0 / 2.6이고, 유효지반가속도는 S = Z × I로 구한다. 지진구역계수 Z는 I구역 0.11g, II구역 0.07g(재현주기 500년 기준)다.

15.4 허용변위 — 수용기준의 실체

기능수행 검토 시 허용층간변위: 내진특등급 1.0%, 내진I·II등급 0.5%.

최대고려지진에서의 붕괴방지 층간변위는 내진II등급 기준 3%를 초과할 수 없고, 다른 등급은 중요도계수로 나눈 값을 적용한다.

기능수행 검토 시에는 부재별 강도·변형능력 검토를 생략할 수 있다.

15.5 해석 및 설계요구사항 — 자유가 아니라 조건

정형인 저층건물은 비선형정적해석 사용 가능, 비정형 건물 또는 고층건물은 비선형동적해석을 사용해야 한다.

층별 최대 층간변위비, 15.6의 최소강도, 부재별 소성회전각·강도의 성능수준별 허용값을 만족해야 하며 다축가진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비선형해석으로 구한 주기·최대밑면전단력·횡력 분담비율·파괴모드·층간변위 수직분포·최상층 변위를 등가정적 및 응답스펙트럼 등 선형해석 결과와 비교하여 차이와 유사점을 분석하고 설계 신뢰성을 제시해야 한다.

15.6 최소강도규정 · 15.7 검증

설계 밑면전단력은 등가정적해석 밑면전단력의 75% 이상이어야 한다. 성능기반이라도 강도 하한은 남는다. 그리고 15.7은 절차와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전반적인 설계과정과 결과를 설계자를 제외한 2인 이상의 제3자 검토자에게 검증받도록 한다. 검토자는 해당 분야 실무실적을 보유한 건축구조기술사와 관련 분야 연구실적이 있는 박사학위 취득자로 한다.

이 두 조문이 성능기반설계의 성격을 규정한다 — 설계기법의 자유는 강도 하한과 독립 검토를 대가로 주어진다.

6. 국내 근거 ③: 기존 시설물 평가 — 성능수준은 손상상태로 정의된다

“인명보호”라는 이름만으로는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기존 시설물(건축물) 내진성능 평가요령은 구조요소 성능수준을 손상상태로 정의한다.

구조요소 성능수준손상 정도(요령 표 2.1.2 요약)

거주가능피해가 경미하고 수직하중·지진력저항시스템이 대체로 지진 전 강성·강도를 보유. 보수가 필요하나 시급하지 않음

인명안전상당한 손상으로 횡강성·강도 손실과 영구변형 발생, 균열·파단·항복·좌굴이 있을 수 있으나 붕괴 여력 보유. 거주하려면 보수·보강 필요

붕괴방지국부적·전체적 붕괴가 임박한 상태. 중력하중저항시스템은 여전히 하중 지지 가능하나 박락으로 인명피해 가능, 여진으로 붕괴 가능

건축물 성능수준과 요소 성능수준의 대응은 표 2.4-1(요령 표 2.1.1)이 정한다: 기능수행 → 구조 거주가능·비구조 기능수행, 즉시복구 → 거주가능·위치유지, 인명보호 → 인명안전·인명안전, 붕괴방지 → 붕괴방지·(비구조 미고려).

비구조요소를 명시적으로 다루는지가 성능기반 기준의 성숙도를 가르는 지표다. 실제 지진 손실의 상당 부분이 비구조요소와 설비에서 발생하며, 기능수행 성능수준은 구조가 멀쩡한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7. 국내 근거 ④: 소방 성능위주설계 — 다른 이름, 같은 논리

소방은 국내에서 성능기반 개념이 법률로 의무화된 유일한 영역이다. 구조 분야의 성능기반설계가 기준(KDS)이 허용하는 선택지인 것과 달리,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서는 성능위주설계가 강제된다.

근거 법령: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성능위주설계). 적용 대상은 같은 법 시행령이 규모·용도별로 정한다. 대규모 특정소방대상물과 초고층 아파트등 신축 건축물이 여기에 해당하며, 기준값은 시행령 개정으로 바뀌므로 조문을 직접 확인한다.

판단 원칙: 「소방시설등의 성능위주설계 방법 및 기준」은 화재안전기준 등 법규에 따라 설계된 화재안전성능보다 동등 이상의 화재안전성능을 확보하도록 요구한다. 즉 사양기준의 등가성 입증이 성능위주설계의 법적 성립요건이다.

수용기준: 화재시뮬레이션으로 구한 허용피난시간 ASET과 피난시뮬레이션으로 구한 소요피난시간 RSET을 비교하여 ASET > RSET(적정 안전율 반영)을 확인한다. ASET 판정은 호흡한계선 높이에서의 온도·가시거리·독성가스 농도 등 인명안전기준으로 이루어진다.

검증체계: 소방서장이 구성하는 평가단의 사전검토·심의 절차가 제3자 검토 기능을 한다.

구조의 “성능기반설계”와 소방의 “성능위주설계”는 용어가 다를 뿐 구성이 같다 — 성능목표(인명안전), 재해수준(설계화재 시나리오), 수용기준(인명안전기준), 검증(시뮬레이션 + 평가단). 앞서 정리한 네 가지 구성요소가 분야를 바꿔도 그대로 성립한다.

8. 국외 계보: 1세대에서 2세대로

SEAOC Vision 2000 (1995) — 성능수준(Fully Operational / Operational / Life Safe / Near Collapse)과 지진위험도를 짝지은 성능목표 매트릭스를 처음 제시했다. 국내 KDS의 4수준 × 7재현주기 매트릭스는 이 계보를 따른다.

FEMA 273/274 (1997) → ASCE/SEI 41 — 매트릭스를 실행 가능한 절차로 바꿨다. FEMA P-58-6의 표현대로, 오늘날 성능기반 내진설계라 불리는 설계 과정을 도입한 문서다. 현행 ASCE 41-23은 기존 건축물의 평가·보강을 대상으로 3단계(Tier 1~3) 평가 절차를 두고, 목표 구조 성능과 비구조요소 성능을 지진위험도 수준과 연결한다. 강구조·철근콘크리트 조항은 각각 AISC 342, ACI 369를 참조하도록 바뀌었다.

PEER 프레임워크 → FEMA P-58 (2012, 2018 2판) — 성능을 확률량으로 계산한다. 지진강도 IM → 공학수요변수 EDP → 손상지표 DM → 의사결정변수 DV의 조건부 확률을 연쇄 적분하여 DV의 연초과율을 얻는 구조다. FEMA P-58은 이를 건물성능모델 구성 → 지진재해 정의 → 응답해석 → 성능계산(몬테카를로)의 4단계로 구현했다.

1세대와 2세대의 실질적 차이는 셋이다. FEMA P-58-6이 정리한 2세대의 진전은 셋이다. (1) 성능을 수리비·복구기간·환경영향·사용불가 판정·사상자 등 이해관계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지표로 전달한다. (2) 성능을 확률적으로 표현하여 예측에 내재한 불확실성을 인정한다. (3) 비구조요소와 설비의 성능을 명시적으로 평가한다. 1세대는 비구조요소를 부착 적정성만 보았고, IO/LS/CP라는 이산 성능수준은 손상 심각도를 정성적으로 서술할 뿐 이해관계자에게 정량적 의미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 그 문서의 자기 진단이다.

성능목표는 표현 형식도 셋으로 나뉜다: 특정 강도에서의 성능을 묻는 강도기반(intensity-based), 특정 지진 시나리오를 묻는 시나리오기반(scenario-based), 일정 기간의 기대손실을 묻는 시간기반(time-based). ASCE 7의 위험도 기반 최대고려지진에서 부분·전체 붕괴 확률 10% 이하라는 목표는 시나리오기반이고, 대부분 지역에서 이는 50년 내 붕괴 확률 1% 이하라는 시간기반 목표와 등가라는 것이 그 예다.

제도 층위에서는 IRCC가 성능기반 코드의 계층 구조를 목표(objectives) → 기능요구(functional statements) → 성능요구(performance requirements)로 정리한다. 성능기반 기준이 개별 설계기법이 아니라 규제 체계의 형식이라는 점이 여기서 분명해진다.

9. 적용 절차

FEMA P-58-6의 설계 절차와 KDS의 조문 요구를 합치면 실무 절차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적용 여부 확인 — 발주자·건축주, 원설계자, 인허가권자의 동의를 먼저 확보한다. 성능기반은 설계 노력과 기간·대가가 증가하고 프로젝트 리스크를 키운다.

성능목표 설정 — 발주자가 선택하고 설계자가 조력한다. 국내에서는 KDS 17 10 00 표 4.1-1(또는 KDS 41 17 00 표 15.3-1) 최소 성능목표 이상이어야 하며, KDS 41 17 00 2.4(5)는 성능목표를 건축주·발주처와 협의하도록 명시한다.

재해수준 정의 — 재현주기별 설계응답스펙트럼, 지반분류와 증폭계수, 시간이력해석용 지진파 선정 및 스펙트럼 보정.

예비설계 — 시스템 선정, 강성·강도 배분, 필요 시 면진·감쇠장치 도입.

성능 평가 — 비선형정적/비선형동적 해석. 선형해석 결과와 대조하여 모델 신뢰성을 제시.

수용기준 검정 — 층간변위비, 소성회전각, 힘지배거동 부재의 강도, 최소 밑면전단력 75%.

반복 수정 — 미충족 항목에 대해 설계를 수정하고 재평가.

제3자 검토 및 심의 — 2인 이상 독립 검토자 검증, 인허가 협의.

10. 실무 쟁점과 한계

제도는 갖추어졌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와 체계는 아직 따라오지 못한 부분이 있다.

모델 의존성 — 비선형 재료·요소 모델, 감쇠 가정, 요소 이산화에 따라 응답이 크게 달라진다. 선형해석 대조 요구(15.5)는 이 위험에 대한 조문상의 방어장치다.

입력지진파 — 국내는 계측 강진기록이 부족하여 인공지진파·스펙트럼 보정 의존도가 높고, 그 결과 응답 산포가 커진다.

수용기준의 근거 — 소성회전각 허용값의 다수가 국외 실험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다. 국내 부재 상세·시공 관행과의 정합성 검증이 과제다.

검토 역량과 대가 — 2인 이상 제3자 검토가 조문 요건이나, 검토 가능한 인력 풀과 검토 대가 체계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다.

성능의 커뮤니케이션 — “인명보호 만족”은 발주자에게 의미가 약하다. FEMA P-58식 수리비·복구기간 지표가 필요한 이유이며, 국내 기준은 아직 이 층위를 담고 있지 않다.

비구조요소·설비 — 기능수행 성능목표는 비구조요소와 설비 작동성이 결정한다. KDS 41 17 00은 비구조요소를 18장, 기계·전기 비구조요소 작동여부를 20장으로 분리해 다룬다.

기존 구조물 — 신설보다 기존 시설물 평가·보강에서 성능기반의 실익이 크다. 사양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보강량이 과대해지기 때문이다.

완화 통로로의 오용 — KDS 17 10 00 4.4.2가 최소 성능목표를 하한으로 못 박은 이유다.

11. 결론

성능기반 설계기준은 “정밀한 해석을 하는 설계”가 아니라 요구의 형식이 사양 준수에서 성능 달성으로 옮겨간 규제 체계다. 그 체계가 작동하려면 성능수준, 재해수준, 수용기준, 검증절차 네 가지가 모두 조문으로 존재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KDS 17 10 00이 공통 뼈대를, KDS 41 17 00 15장이 건축물의 실행 조문을, 소방시설법 제8조가 화재안전 분야의 법적 의무를 각각 담당한다.

남은 과제는 조문이 아니라 근거다. 국내 지진기록과 부재 실험 데이터에 기반한 수용기준, 발주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성능지표, 그리고 제3자 검토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대가 체계 — 이 셋이 갖추어질 때 성능기반 설계기준은 예외적 절차가 아니라 기본 설계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