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조 접합부 설계 완전 가이드: 해석 가정이 정의하는 단순·모멘트 접합부터 편심·병용 제한·블록전단까지
접합 유형이 상세가 아니라 해석 가정으로 정의되는 이유부터, 단순접합에 요구되는 회전능력과 자체 제한적 비탄성 변형, 부분 모멘트접합이 만드는 해석–상세의 순환, 용접·볼트 군 중심 정렬과 소성회전중심법, 최소 설계강도 45 kN, 볼트와 용접이 하중을 나눠 갖지 못하는 이유와 병용 예외, 그리고 판이
강구조 접합부는 부재와 부재가 만나는 자리이고, 설계에서 하는 일은 해석에서 세운 가정을 실물로 구현하는 것이다. 해석 모델에서 그 절점을 핀으로 놓았다면 접합부는 회전을 허용해야 하고, 강접으로 놓았다면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 가정과 실물이 어긋나면 부재 계산이 아무리 정확해도 힘이 예상과 다른 곳으로 간다.
이 판단이 필요한 자리는 셋이다. ① 해석 모델을 세울 때 — 절점을 핀으로 둘지 강접으로 둘지가 부재력 분포를 바꾼다. ② 접합 상세를 정할 때 — 그 가정을 실현할 강성과 회전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③ 기존 구조를 검토할 때 — 도면의 상세가 원설계의 해석 가정과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은 KDS 14 31 25 강구조 연결 설계기준(하중저항계수설계법)의 조항 구조와 규정 문언을 인용한다. 강도식과 계수는 옮겨 적지 않는다 — 조항에서 직접 읽어야 한다. 볼트와 용접 자체의 역학은 볼트 체결부와 용접부 편에서 다뤘고, 여기서는 그 요소들이 모여 만드는 접합부의 거동을 다룬다.
1. 접합 유형은 해석 가정으로 정의된다
기준은 접합부를 상세 모양이 아니라 해석에서 무엇으로 가정했는가로 나눈다. 단순접합의 정의가 그것을 그대로 보여 준다.
단순접합부는 무시할 정도로 작은 모멘트를 전달한다. 단순접합부는 구조해석 시 회전이 구속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한다. — KDS 14 31 25, 4.1.1.2 (1)
단순접합부는 무시할 정도로 작은 모멘트를 전달한다. 단순접합부는 구조해석 시 회전이 구속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한다. — KDS 14 31 25, 4.1.1.2 (1)
그리고 그 가정에는 곧바로 의무가 따라붙는다.
단순접합부는 부재의 단부 회전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해석에 의한 소요 회전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회전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보의 단부 회전을 수용하기 위한 접합부의 자체 제한적 비탄성 변형은 허용된다. — KDS 14 31 25, 4.1.1.2 (3)
단순접합부는 부재의 단부 회전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해석에 의한 소요 회전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회전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보의 단부 회전을 수용하기 위한 접합부의 자체 제한적 비탄성 변형은 허용된다. — KDS 14 31 25, 4.1.1.2 (3)
마지막 문장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단순접합에서 접합부가 조금 항복하는 것은 결함이 아니라 설계가 요구한 동작이다. 회전을 흡수해야 하니 어딘가는 변형해야 하고, 그 변형이 자체적으로 제한되기만 하면 된다. 반대로 회전을 못 받으면 해석에서 없다고 본 모멘트가 실제로 생겨 접합부가 먼저 깨진다.
모멘트접합은 두 갈래로 나뉜다.
유형해석에서의 처리접합부가 갖춰야 할 것
단순접합회전이 구속되지 않은 것으로 가정소요 회전을 흡수할 회전능력
완전 모멘트접합접합부에서 회전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강도한계상태에서 부재 사이 각도를 원상태로 유지할 강도와 강성
부분 모멘트접합하중–회전각 관계를 해석에 포함강도한계상태에서 충분한 강도와 변형용량
부분 모멘트접합의 조건이 가장 무겁다. 핀도 강접도 아니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 접합부의 하중–회전각 곡선이 해석 입력이 된다. 상세를 정하기 전에는 해석을 끝낼 수 없고, 해석을 끝내기 전에는 상세를 확정할 수 없는 순환이 생긴다. 실무가 대개 핀 또는 강접으로 이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 가지 단서가 더 있다. 작은 보·큰 보·트러스 부재를 모멘트접합으로 할 때는 축력과 전단력만이 아니라 접합부의 휨 강성으로 인하여 유발되는 모멘트와의 조합력에 대해 설계해야 한다(4.1.1.3 (4)). 강성을 준 대가로 모멘트가 따라온다.
2. 힘의 중심이 어긋나면 모멘트가 생긴다
접합부는 힘의 방향이 꺾이는 자리라 편심이 생기기 쉽다. 기준은 배열 규칙으로 이를 먼저 막는다.
편심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없는 경우, 축방향 힘을 전달하는 부재의 단부에서 용접이나 볼트의 군은 그 군의 중심이 부재의 중심과 일치하도록 배열해야 한다. — KDS 14 31 25, 4.1.1.7 (1)
편심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없는 경우, 축방향 힘을 전달하는 부재의 단부에서 용접이나 볼트의 군은 그 군의 중심이 부재의 중심과 일치하도록 배열해야 한다. — KDS 14 31 25, 4.1.1.7 (1)
"별도의 검토가 없는 경우"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중심을 맞추면 편심 검토를 생략할 수 있고, 맞추지 못하면 그 편심이 만드는 모멘트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 ㄱ형강 한쪽 다리만 붙이는 접합처럼 중심을 맞추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경우가 실무에는 많다.
편심접합에 대해서는 별도 조항이 있다. 4.1.1.4는 편심의 영향을 고려하도록 하면서, 책임구조기술자가 확인한 경우 소성회전중심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탄성 해석보다 실제 거동에 가까운 결과를 주지만, 책임기술자 확인을 요건으로 걸어 두었다.
그리고 크기와 무관한 하한이 하나 있다.
접합부의 설계강도는 45 kN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연결재, 새그로드 또는 띠장은 제외한다. — KDS 14 31 25, 4.1.1.6 (1)
접합부의 설계강도는 45 kN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연결재, 새그로드 또는 띠장은 제외한다. — KDS 14 31 25, 4.1.1.6 (1)
계산상 힘이 거의 없는 접합부라도 이 값 아래로 설계하지 않는다. 운반·조립 중의 취급하중, 시공오차로 생기는 부가력, 예상하지 못한 하중경로를 고려한 최소한이다.
3. 볼트와 용접은 하중을 나눠 갖지 않는다
같은 접합부에 볼트와 용접이 함께 있으면 둘이 힘을 나눠 받을 것 같지만, 기준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볼트접합은 용접과 조합해서 하중을 부담시킬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용접이 전체하중을 부담하는 것으로 한다. — KDS 14 31 25, 4.1.1.8 (1)
볼트접합은 용접과 조합해서 하중을 부담시킬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용접이 전체하중을 부담하는 것으로 한다. — KDS 14 31 25, 4.1.1.8 (1)
이유는 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용접은 거의 변형 없이 힘을 받지만, 볼트는 구멍 여유만큼 미끄러진 뒤에야 지압으로 힘을 받기 시작한다. 둘을 함께 두면 용접이 먼저 다 받고 나서야 볼트 차례가 온다. 그때는 이미 용접이 파괴에 가까워져 있다.
예외는 조건이 촘촘하다. 전단접합에서 표준구멍 또는 하중방향에 직각인 단슬롯을 쓰고 하중방향에 평행한 필릿용접일 때만 분담이 허용되며, 이때도 볼트의 설계강도는 지압볼트접합 설계강도의 50%를 넘지 않도록 한다(4.1.1.8 (2)).
기존 구조를 고치는 경우는 따로 규정한다. 마찰볼트접합으로 이미 시공된 구조물을 개축할 때는 고장력볼트가 이미 시공된 하중을 받는 것으로 가정하고, 병용되는 용접은 추가된 소요강도를 받는 것으로 설계한다(4.1.1.8 (3)). 시간 순서가 분담을 정한다.
볼트접합 방식 자체에도 제한이 있다. 4.1.1.9는 특정 접합부에 대해 용접접합, 마찰접합 또는 전인장조임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며, 교량의 경우에는 볼트접합 시 마찰접합만 허용한다. 반복하중과 진동을 받는 구조에서 미끄럼이 누적되면 접합부가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4. 블록전단 — 부재가 아니라 판 덩어리가 뜯긴다
볼트접합부의 파괴는 볼트가 끊어지거나 구멍이 지압으로 밀리는 것만이 아니다. 볼트 무리 바깥의 판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모드가 있다.
전단 파괴선을 따라 발생하는 전단파단과 직각으로 발생하는 인장파단의 조합인 블록전단파단 한계상태에 대한 설계강도는 … — KDS 14 31 25, 4.1.4.3 (1)
전단 파괴선을 따라 발생하는 전단파단과 직각으로 발생하는 인장파단의 조합인 블록전단파단 한계상태에 대한 설계강도는 … — KDS 14 31 25, 4.1.4.3 (1)
기준은 이 검토가 필요한 자리를 명시한다.
보단부 이음부의 상단플랜지 없는 이음부 및 거셋플레이트 등은 블록전단강도를 검토해야 한다. — KDS 14 31 25, 4.1.4.3 (2)
보단부 이음부의 상단플랜지 없는 이음부 및 거셋플레이트 등은 블록전단강도를 검토해야 한다. — KDS 14 31 25, 4.1.4.3 (2)
두 경우의 공통점은 볼트군과 판 가장자리 사이에 재료가 적다는 것이다. 보 단부를 절취해 상단플랜지를 없애면 웨브만 남고, 거셋플레이트는 볼트군 주변이 곧 판의 끝이다. 부재 단면적으로는 충분해 보여도 볼트 뒤쪽 경로가 짧으면 그 덩어리가 먼저 떨어진다.
이 파괴모드가 설계에 주는 지침은 단순하다 — 볼트 연단거리와 간격을 늘려 파괴면의 길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볼트를 촘촘히 몰아 배치하면 볼트 자체의 강도는 확보되어도 판이 먼저 진다.
5. 접합부는 시스템의 성능을 정한다
지금까지의 조항은 접합부 하나를 다루지만, 접합부의 성능은 구조 전체의 거동을 바꾼다.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회전능력과 연성 — 부재가 항복해 힘을 재분배하려면 접합부가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 접합부가 먼저 취성적으로 파괴되면 부재의 연성은 쓰이지 못한다. 연쇄붕괴 편에서 다룬 대체 하중경로와 현수작용은 모두 접합부가 큰 회전과 인장을 견딘다는 전제 위에 있다.
강성과 부재력 분포 — 접합 강성을 핀으로 가정하면 보 중앙부 모멘트가 커지고, 강접으로 가정하면 지점부로 옮겨 간다. 같은 골조에서 부재의 유효길이계수도 접합 강성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접합 상세를 나중에 정하는 순서는 위험하다. 해석에서 세운 가정이 곧 접합부 사양이고, 그 사양을 만족하지 못하는 상세로 시공되면 해석 결과 전체가 근거를 잃는다.
6. 정리
접합 유형은 해석 가정이 정의한다 — 단순접합은 회전 비구속 가정, 완전 모멘트접합은 회전 없음 가정, 부분 모멘트접합은 하중–회전각 관계를 해석에 넣는다.
가정에는 의무가 따른다 — 단순접합은 소요 회전을 흡수할 회전능력을, 완전 모멘트접합은 각도를 유지할 강도와 강성을 갖춰야 한다.
편심은 배열로 막거나 계산에 넣는다 — 별도 검토가 없으면 용접·볼트 군의 중심을 부재 중심과 일치시킨다.
최소 설계강도 45 kN — 계산상 힘이 없어도 적용된다(연결재·새그로드·띠장 제외).
볼트와 용접은 하중을 나눠 갖지 않는다 — 원칙은 용접이 전체를 부담. 전단접합의 제한된 조건에서만 병용하고, 볼트 몫은 지압볼트접합 설계강도의 50% 이하.
블록전단은 판이 뜯기는 모드 — 상단플랜지 없는 보단부 이음부와 거셋플레이트에서 검토한다.
부재 설계는 단면을 고르는 일이고, 접합부 설계는 그 단면들이 어떻게 만나기로 했는지를 지키는 일이다. 해석 모델의 절점 하나하나가 접합부에 대한 약속이며, 그 약속을 실물이 지키지 못하면 힘은 설계자가 그린 경로가 아니라 실제로 뻣뻣한 경로로 흐른다.